게시판 > 자유갤러리 > 양파 줄서다

양파 줄서다

오늘은 언니네 양파를 캐는 날입니다.
웬만해서 잘 부르지 않는걸 아는 저는 언니가 부를땐 만사제쳐두고 가는편입니다.
양파밭에 가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양파싹을 자르는 사람, 양파를 캐는 사람, 양파를 담는사람,
저는 제일 쉬워 보이는 양파를 캐기 시작합니다.
양파꼭지를 쥐고 쏙쏙 뽑아 쉴새없이 옆으로 모아둡니다.
양파가 예쁘게 줄지어 있는 것을 보는 일꾼들이 말합니다.
사진 찍어뒀으면 좋겠네.
세분이나 같은 말을 하십니다.
저는 차에 있는 카메라를 가지러 갔습니다.
헐,,
또 없는 메모리 카드.
미칩니다.
걍 핸펀으로 찍어봅니다.
줄지어 선 양파들이 잘 표현되었나요 ?
양파는 숫양파와 암양파로 구분합니다.
보통 동글납작한것은 암양파, 약간 길죽한것은 숫양파라 하지요.
그러나 생물학적으로 따지면 그 반대입니다.
암양파는 꽃을 피우기위해 긴대를 올리지요.
양파를 캘무렵에 양파밭에 가면 길게 고개를 빳빳하게 들고 파꽃 같은 꽃을 피우고 있는양파를 볼수가 있습니다.
때문에 양파 모양이 약간 길죽합니다.
꽃을 피울 필요가 없는 숫양파는 걍 땅에 누워버리지요.
그러나 사람들은 그 길게 꼿꼿하게 우뚝서 있는 양파를 숫대라하며 숫양파라고 부릅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리부르니 생물학적인 특성은 걍 무시하고 그냥 숫양파라고 불러줍니다.
점심때가 되어 장갑을 벗으니 제가 어찌나 열심히 일했는지 손가락 살점이 다 떨어져나갔습니다.
집에 와서 그 살갗에 물이 닿으니 너무나 쓰립니다.
대일 밴드 두개를 두 검지 손가락에 돌돌 말아놓고
그 잠시 쓰린 아픔보다는 조금이라도 언니에게 도움이 되었을걸 생각하니 행복해집니다.
내일은 마늘을 캐러갑니다.
얼른자야겠습니다 ㅎㅎ

제목:양파 줄서다
사진가:이철숙
등록일:2014-06-18 00:43:31
조회수:1672 / 추천수:301

이철숙	14-06-18 00:45
일하시는분들이 양파가 줄선것이 이쁘다고 사진으로 찍어두라했는데 어떻게 찍었으면 표현이 잘되었을까요 ?

조현자	14-06-18 09:14
총무님! 엄청 부지런하십니다. 오늘 마늘 수확 사진도 기대합니다. ^ ^

윤장희

14-06-18 11:19

저희도 어제 대민지원차 마늘밭에 다녀왔습니다.
캐놓은 마늘을 묶는 일을 했는데 오른손 엄지랑 검지가 얼얼하네요..ㅎㅎ
하지만 촌에서 단련된 몸이라..ㅋㅋ
간만에 운동한것 같기도 하고 나름 재밌었네요..
사진도 좋은데요..다음에는 메모리 꼭 챙기세요..너무 무리하지 마시고 건강도 챙기시구요.^^

장원	14-06-18 12:20
품 값 받으면 뭐 하실건데요?

윤장희	14-06-18 13:09
대민지원은 말 그대로 지원입니다. 마늘한쪽 받으것 없습니다..ㅋㅋ

이철숙	14-06-18 18:00
조현자 선생님 마늘 캐는 풍경은 그림이 안나올것 같아서 카메라를 가지고 갔지만 찍지 않고 대신에 구름이 너무 예뻐서 구름을 찍어왔습니다. 나중에 혹시 쓸일이 있을것 같아서요^^

이철숙	14-06-18 18:02
장원원장님 품값은 돈으로 받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나 부회장님보다 제가 훨씬 좋습니다. 전 품값으로 상품 가치가 없는 양파 3 포대, 쌀한말, 파한단 얻어왔습니다 , 필요하신분 말씀하세요 나눠 드릴게요 ㅎㅎㅎ

윤장희	14-06-19 00:30
오~한살림 건지셨는데요..ㅋㅋ 저희도 점심먹으면서 밭에서 수확하다 떨어진 마늘 몇개 줏어다 때꾸정물 줄줄 흐르는 손으로 까서 맛은 봤습니다.^^ 도시락 주문해서 먹었는데 찍어멀을 된장도 없드라구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