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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안돼..

제목의 " 그림이 안돼 " 는
빨간 청미래덩굴 열매를 열심히 찍고 있는 저에게 교수님이 하신 말씀입니다..
그림이 돼고 안돼고보다 제게 더 의미있는건
난생 처음으로 청미래덩굴의 빨간 열매를 본것입니다..
야산에서 청미래덩굴은 흔하게 보는것이였는데 전 왜 열매는 한번도 본적이 없었는지요..
교수님께서 산을 오르실때 말씀하셨지요..
" 겨울이라 참 삭막하구나 "
나무의 잎도 다떨어지고 꽃도 없는 삭막한 산에
빨간 열매는 마치 꽃처럼 얼마나 얼마나 예쁜가요..
그래서 더 반갑고 더 오래 눈맞춤하고 싶었지요..
잎하나 달고있는 않는 삐뚤빼둘한 가지하나를 보신 방장님께서 청미래덩굴이라고 가르쳐주시네요..
숲해설가라고 말한 제가 정말 너무나 부끄럽습니다 ㅎㅎ
청미래덩굴은 원래 청멀애덩굴였다고합니다..청멀애청멀애하다가 청미래가되었다네요..
여기서 멀애는 머루였다고합니다..머루는 또 산포도이지요..그러니까 푸른머루라는뜻이겠지요..
열매가 익기전에 파랗게 여러알이 붙어있는것이 마치 청포도 비슷해서 생긴이름이 아닐까 싶어요..
표준어는 청미래덩굴인데
각지역에서는 또 다르게 많이 부른답니다..
망개나무, 명감나무.맹감나무등등요..
저는 표준말보다 지역말들이 더 정답게 느껴집니다..
말의 기준을 위해 표준어도 꼭 알아야하지만 지역의 방언이나 사투리도 우리말이고
좀더 구체적이고 다양한 느낌으로 쓰일수있으니 표준어랑 똑같이 사용되고 꼭 보존해야할말들이지요..
사진을 보면서 검무산 중턱에 자리잡은
제 가슴을 행복하게한 청미래덩굴열매를 생각합니다..
빨갛게 단장하고 씨앗을 퍼뜨려줄 새들을 기다리고..
찔레열매에게 뒤질세라 찔레열매보다 더 크게 부풀리고
눈이오면 하얀 눈모자를 뒤집어쓰고,
바람불면 한들거려주고..
지나는 사람들에게 즐거운 감탄 연발하게하고
청미래덩굴은 검무산 품에서 그렇게 예쁘고 건강하게 살아가길바라봅니다 ^^

제목:그림이 안돼..
사진가:이철숙
등록일:2013-12-18 22:12:10
조회수:1905 / 추천수:347

조현자	13-12-19 05:13
이선생님! 시인이십니다! 나무열매 하나를 두고 따뜻한 글을 쓰시니 잘 다듬고 모아 두세요. ^ ^ 내 고향에선 어르신들께서 "망개나무" 얘길 하시는 걸 듣긴 들었으나 눈여겨 본 적이 없었네요. ^ ^

이철숙

13-12-19 09:55

글은 조선생님이 잘 쓰시잖아요.
공모전에서 입상하신글 솜씨좀 보여주시지요 ㅎㅎ
다른지역에서는 명감나무라고 하는데 그 뿌리를 밥에 넣어 먹기도하여
구황식물이라 목숨 명자를 넣어 명감나무라고도한답니다..
경상도에서는 망개라고하는데 실제 망개나무는 아주 귀한나무구요,,
안동 용계은행나무 옆에 있어요..
아마도 망개는 열매를 칭한말 같습니다..
우리가 호프집에서 한잔할때 망개떡 파는 아주머니들이 많이 들어오시죠.
그 망개떡이 바로 이청미래덩굴잎으로 싸서 찐떡이지요..
제입에는 안맞아서 안먹는데 그게 그리 유명한떡이라네요 ㅎㅎ

임세권	13-12-19 13:57
참 부끄럽네^^. 이렇게 고운 사진이 될 줄 모르고 내려가기 급급해서 아무렇게나 지껄이다니ㅠㅠ

이철숙	13-12-19 16:45
어머나,, 교수님 별말씀을요,, 그런뜻이 아니라는거 잘 아시죠 ? 말씀해주셔서 제 글감이되어주셨잖아요 ㅎㅎ

윤장희	13-12-20 03:15
청미래덩굴 열매...흠...그렇군요..^^* 즐감하고 갑니다^^*

이철숙	13-12-20 10:27
부회장님께서 오신다하기에, 그리고 커피를 유난히 좋아하시는것 같아 물을 많이 준비했는데 못오셔서 서운했네요.. 담 출사땐 꼭 같이 갈수있기를 바라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