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어렸을적 우리집에는 큰 화단이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방하나 크기였었는것 같았는데
어린 제 눈에는 마치 숲속 같았지요.
화단은 담 아래 있었는데 제일 뒤에는 키가 큰 해바라기, 삼잎국화,접시꽃 같은것이 있었고
중간쯤에는 죽단화와 장미,분꽃,족두리꽃,맨드라미, 봉숭아,달개비,옥잠화, 백일홍,뱀초 같은것,
그리고 맨 앞줄에는 채송화가 마당과의 경계를 이루고 있었는것 같습니다.
화장실 옆에는 은행나무가 있어 가을이면 은행잎을 밟으며 화장실을 갔었고
라일락도 있어 봄이면 향기로웠습니다.
스무살이 넘었던 어느해는 이사를 갔었는데
그집에서도 수돗가에 화단을 만들었습니다.
전에 살던 집에서는 유일하게 작은 라일락하나만 가져왔는데
라일락은 쑥쑥 자라 우리 화단에서 제일 큰 나무가 되었지요.
이사를 간 집에서의 꽃들은 많이 달라졌습니다.
라일락, 박태기,석류,옥매화,낮달맞이꽃,범의 꼬리,목단, 작약,남천,금계국으로
여전히 작은 숲을 이루었지요.
그리고 제 친정집은 3년전쯤 아파트로 이사를 왔는데 화단이 아까웠지만 어쩔수없이 화분 몇개만 가져왔습니다.
화분을 옮길때 엄마가 개발선인장 긴줄기가 끊어질까 제 차로 가져와달라 부탁을 하셨는데
전 이삿짐 아저씨들을 믿고 잘해줄거야하며 말을 듣지 않았고,
정말 엄마의 걱정대로 개발선인장 줄기 몇개가 뚝뚝 떨어져 나가는 바람에
엄마는 속상하셔서 눈물을 흘리셨고 저는 두고두고 원망을 들었지요.
그래서 제일 큰 언니가 언니의 더 탐스러운 개발선인장 화분을 바꿔 가져다 주시고난 다음에야
전 엄마의 원망에서 벗어날수가 있었답니다.
접시꽃을 보며..
이렇게 고운색으로 예쁘게 웃고 있는 접시꽃을 보며
제 어렸을적 집담장 아래도 있었던 접시꽃이 생각나
지난 추억들을 잠시 주절주절 적어보았습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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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6월 출사 접시꽃 당신..
사진가:이철숙
등록일:2015-06-27 09:20:46
조회수:970 / 추천수: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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