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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퇴장

점심 후 산에 올랐습니다. 멀리 뿌연 황사가 산을 덮어 평소 뚜렷이 보이던 선어대가 희미하게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산을 내려오다가 오늘 처음 솔붓꽃을 만났습니다. 그제 올라갈 때는 보이지 않았는데 내가 못본 것인지 어제 새로 핀 것인지 낙엽 속에서 힘겹게 보라빛 선명한 색갈을 살그머니 드러내고 있었지요.

솔붓꽃 - 뿌리가 털이 많고 뻣뻣해서 길쌈할 때 풀멕이는 솔로 사용한답니다.

산을 내려와 벚나무를 보니 꽃은 지고 붉은 꽃받침만 마치 꽃잎처럼 남아 몇 송이 안남은 벚꽃들을 붙들고 있었지요. 나무밑에는 떨어진 벚꽃 개나리의 꽃잎들이 고운 꽃무늬 요를 깔아놓은 것처럼 보였습니다.

지난 밤 비바람에 많은 꽃들이 떨어지고 벚나무는 이렇게 되었습니다.

봄은 이렇게 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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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봄의 퇴장
사진가:임세권
등록일:2005-04-20 16:42:48
조회수:2203 / 추천수:294

박기서	05-04-20 16:58
봄이 가기전에 꽃을 마음에 담아야 하는데... 그런데 밑에 나머지 사진4장은 배꼽만 보이는데요? 보고 싶은데요, (혹 저 컴퓨터만 그런가요?)